ART DATABASE · DAILY REPORT
어제는 거장들의 자취가 유난히 또렷하게 되살아난 하루였습니다. 롯데뮤지엄이 실험미술의 거장 이강소의 개인전 '일어나고 사라지는'을 열어 회화·조각·설치·영상을 아우르는 긴 여정을 펼쳐 보였고, 양주에서는 한국 현대조각을 개척한 민복진의 청년기 작품들이, 대전에서는 이중섭의 은지화와 편지화가 '황소' 너머의 화가를 다시 비추었습니다. 바다 건너 맨체스터에서는 청주공예비엔날레 순회전이 막을 올려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고, 호주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의 국내 첫 개인전 '킨쉽'도 낯설지만 따스한 생명의 감각으로 관람객을 맞이했습니다. 한편 26일부터 화랑과 작가를 아우르는 미술서비스업 신고제가 시행되어 미술시장 제도화의 새 장이 열렸고, 지역 박물관·미술관 신축에 대한 국비 심사가 깐깐해진다는 소식은 문화 기반시설의 내실을 함께 돌아보게 했습니다. 평생 그림을 배운 적 없다는 아흔아홉 살 어르신이 두 번째 전시를 준비하신다는 소식 앞에서 한참 마음이 머물렀습니다. 예술은 결국 자격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 그 자체에서 피어나는 것임을, 이 여름 한복판에서 다시 배웁니다.